김정미(2003년 졸업, 뮤지컬 배우)
내용
김정미
서울예술대 졸업
현재) 한국과일본 에서 뮤지컬배우로 활동
"노래와 연기로 새로 태어났어요." 비비원숭이 '라피키'로 분장한 김정미 씨(34) 얼굴에는 요즘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서른이 넘은 나이에 뮤지컬 배우의 꿈을 이뤘기 때문이다. 한국 뮤지컬 무대에서 20대가 아닌 30대 여성이 배우로 데뷔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저처럼 나이 많고 예쁘지 않은 배우는 성공은 고사하고 데뷔하는 것도 쉽지 않죠."
'아이다' '불의 검' '달고나' 등 부딪친 작품마다 나이의 벽을 넘는 건 역부족이었다고 했다.
지난 5월 일본 '시키'극단 문을 두드린 김씨는 재수 끝에 배우의 꿈을 이뤘다.
지난달 28일 뮤지컬 전용극장 샤롯데극장 개관작으로 막을 올린 '라이온 킹'은 200억여 원의 제작비를 들인 초대형 가족 뮤지컬이다. 첫 데뷔 무대에 대작 주역을 맡은 것이다. "관객들이 행복해 하는 게 너무 진실되게 다가왔어요. 제가 기립박수를 한몸에 받을 줄은 정말 몰랐어요."
최근 부모님이 공연장을 찾았을 때는 눈물을 참기 어려웠다고 했다. "뮤지컬 한답시고 서른 넘어서도 노래만 불러대던 미운 딸이었는데…. 그렇게 반대하시던 아버지가 데뷔 무대를 보고 목이 메어 아무 말도 못하셨어요."
뮤지컬 배우로 첫 무대에 오른 그날 햇병아리 배우시절 연극배우 전무송 씨가 해준 말이 떠올랐단다. "50세, 60세가 돼서도 흔들림없이 연극을 하고 있으면 그때야 배우라고 부를 수 있다."
뮤지컬 배우로 새로운 인생의 막을 올린 그의 무대는 이제 시작이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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